제목: 법정에서 펼쳐지는 권력과 정의의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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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본 뉴스 하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세종시가 헌법재판소 출신 변호사 두 명을 영입했다는 소식이다. 겉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법률 자문 강화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헌법적 논쟁과 행정 권력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숨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건, 법이라는 게 단순히 조문의 집합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아 숨 쉰다는 점이다.
사실, 얼마 전 지인과의 대화에서도 비슷한 주제가 나왔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인데, “요즘 조례 하나 만들려면 헌법부터 행정법까지 다 뒤져야 한다”며 푸념했다. 그 말을 들으니, 법이 현장에서 얼마나 생생하게 적용되는지 실감났다. 세종시의 이번 결정은 그런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는 셈이다.
사건의 발단은 세종시가 신동승·김현영 변호사를 영입한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세종시는 이들의 전문성을 살려 각종 소송과 법률 자문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지자체가 헌법재판소 출신 변호사를 영입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변호사 한두 명을 두고 일반 민사나 행정 소송을 처리하는 데 그친다. 그런데 세종시는 왜 굳이 헌법 전문가를 데려왔을까?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세종시가 이미 2022년부터 ‘헌법연구관 출신 법률자문단’을 운영해왔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시범적으로 1명을 채용했는데, 효과가 좋아 이번에 2명으로 늘린 것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헌법적 쟁점이 있는 사안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한 자문을 받을 수 있어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홍보성 발언이 아니라, 실제 행정 현장에서 헌법 전문성의 필요성이 입증된 사례다.
배경을 좀 더 들여다보면, 세종시는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헌법재판소와의 접근성, 그리고 국가적 차원의 법적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간의 권한 분쟁이 잦아지면서, 지자체도 헌법적 쟁송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종시의 이번 결정은 그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실제로 2020년대 들어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의 권한 분쟁이 급증했다. 대표적으로 ‘자치경찰제’ 시행을 둘러싼 갈등이나 ‘재정분권’ 관련 소송이 꼽힌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자체가 제기한 헌법소원 건수는 연평균 15%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가 헌법 전문가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을 해설하자면, 지자체의 법률 역량 강화는 단순히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 아니다. 행정의 모든 결정은 법적 근거 위에 서 있어야 하고, 그 근거가 헌법에 합치하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할 때 상위 법령이나 헌법에 저촉되는지 사전에 검토할 수 있다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헌 논란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헌법재판소 출신 변호사의 영입은 예방적 법률 서비스의 일종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몇 년 전 한 대도시가 환경 조례를 제정했다가 상위법 위반으로 무효화된 일이 있다. 당시 시는 “법적 검토를 충분히 했다”고 주장했지만, 헌법적 쟁점을 간과한 탓이 컸다. 만약 헌법 전문가가 사전에 참여했다면, 논란을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세종시의 결정은 이런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비슷한 시기에 다른 헌법적 논란도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항소심에서 서훈 전 청와대 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월북 판단에 합리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국가 안보와 개인의 책임 사이에서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판결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엇갈렸다. 어떤 이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반발했고, 다른 이는 “법원이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한 합리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의견에 더 공감한다. 법이란 감정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법정이 단순한 싸움터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조정하는 장(場)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이 모든 이야기가 주는 함의는 분명하다. 법은 고정된 틀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와 권력 관계를 반영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점이다. 지자체가 헌법 전문가를 영입하는 현상은, 법률 지식이 더 이상 중앙정부나 대형 로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신호다. 일반 시민이나 지자체도 전문적인 법적 조언이 필요할 때, 언제든 민사소송변호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사실, 필자도 얼마 전 지인의 부탁으로 작은 민사 분쟁에 조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느낀 건, 법률 지식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지인은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원만히 해결했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억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경험은 법적 접근성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해준다.
요즘 법정 뉴스를 보면, 단순한 승패를 넘어서 사회의 가치관과 권력 구조가 어떻게 재편되는지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앞으로도 이런 변화를 눈여겨봐야겠다.